흔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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김화영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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출간일 2002년 01월 31일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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    책 소개
    김화영의 시집. 총 52편의 시와 시의 작가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다. <잔치는 끝났다 하객도 돌아간 지 이미 오래다 이제 남은 일은 열어젖힌 문들의 빗장을 꽂고 방방이 등불을 끄는 일이다 이럴 때 헷세는 돌아가 쉴 안식의 기쁨을 노래했지만 나는 불을 끈 저편의 어둠이 무섭다 어디든 마지막 등불 하나 켜두고 싶다 불을 꺼라 꺼야 한다 부질없이 긴 밤 떠돌지 말고 돌아와 조용히 잠들어라 타이르던 옛날 어머니 말씀 그때는 그렇게 날마다 산불같이 번져가던 불 끄지못해 온 살 태우며 목 마르더니 오늘은 그 불꽃 그리워 잠을 잃는다> - <홍윤숙의 불-놀이36> 중에서.
    출판사 서평
    유려한 번역, 아름다운 산문, 섬세하고 깊이 있는 비평으로 우리 문학계의 한 봉우리를 이루고 있는 불문학자 김화영(고려대) 교수가 1963년에 등단한 시인임을 아는 이는 별로 많지 않다. 이 책 {예감}은 시인 김화영 교수가 비평가로서의 예리한 관찰력과 시인으로서의 섬세하고 감성적인 촉수로 뽑아 낸 52편의 시와, 그 시의 맥과 깊이를 고스란히 드러내며 시 읽는 참맛을 보여 주는 시평이 실려 있다. 그의 손길로 시들은 새로이 눈을 뜨고, 일상 속에서 파묻혀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뭇 사람들에게 손짓한다. 그리하여 시와 일상, 시와 삶의 경계는 무너지고 시는 우리네 삶 속에서 녹아 흐른다. 우리를 위로하며 매만지고 다독인다.


    본문 소개
    시와 나 사이가 너무 오래 적조하였습니다.
    나는 그 동안 너무 산문적으로 구차하였습니다.
    많은 시집들이 내 서재에 눈처럼 쌓여
    더러는 빙산의 일각이 되어 저 홀로 빛나고
    더러는 깊이 묻히고 더러는 아주 저물고 있었습니다
    삶이 뉘엿뉘엿해지면서 시의 소식이 점점 궁금했습니다.
    (…)
    사선으로 긋는 진눈깨비나 바람 부는 어둠 속으로
    시는 그리하여 내 겨울 깊숙이 사무쳤습니다.
    때로는 알아보고 눈짓도 하고 메아리도 보내고
    때로는 알면서 딴전도 피우고 겨우내 설레었습니다.

    그러나 무엇보다도 시의 모양을 본뜬 빈 항아리를 빚어
    시가 그 속에서 사람과 땅을 비추며
    노래의 오랜 여운으로 봄을 준비하기를 바랐습니다.
    그래서 어떤 사람들에게는 꽃 항아리의 예감이 되기를
    - 엮은이의 말에서

    서정춘 시인의 [낙화시절]에 대해서 쓴 글,

    누군가가
    <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봄에>
    문밖 세상 나온 기념으로
    사진이나 한 방 찍고 가자 해
    사진을 찍다가 끽다거를 생각했다
    그 순간의 빈틈에
    카메라의 셔터가 터지고
    나도 터진다
    빈몸 터진다
    <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봄에>
    - 서정춘 [낙화시절]

    이 수다스러운 시절, 삼십 년에 한번씩 짧은 시편들과 광대한 침묵을 묶어 얇은 시집을 내놓는 서정춘 같은 시인만 있다면 마침내 세상은 참 그윽해지겠네. 여백이 점점 더 넓어지는 이런 시 한 편 가슴에 담고 순간의 빈틈이나 사진 찍으며 한 세상 살다 가도 좋겠네. "끽다거"가 뭐지? 묻고 있는데 어느새 셔터가 터지고 돌아갈 시간이라네, 이 강산 낙화유수 흐르는 봄에. 늘 듣던 이 유행가에서 "흐르는" 것은 이 강산일까, 낙화유수일까, 아니면 봄일까? 혹은 그 모든 것일까? 사진을 뽑아 보면 의문부호들만 가득히 흐르고 있겠네.
    ISBN
    9788982121531(8982121536)
    쪽수
    126쪽
    크기
    190 * 123 mm

    상품 정보 고시